예수님의 은혜와 평강이 사랑하는 등대교육공동체 가족분들과 함께하시길 축복합니다.
지난주 학생들과 도보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전국에 산은 많지만, 지리산은 역시 지리산이었습니다.

사진은 둘째 날, 정상으로 가는 길에서 경사가 막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여기서부터 한 시간 넘게 모두가 이 경사를 올랐습니다. 사진을 보시는 부모님들은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을 하실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는 무엇을 배웠을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두 손 두 발로 경사를 기어오르며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 떠오르는 생각은 두 가지뿐입니다. “집에 가고 싶다.” “내가 여길 왜 왔을까.” 그래서 많은 아이들이 산에서 얻은 깨달음은 “집이 최고구나”입니다. 이것도 배움이라면 배움입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 몇몇 아이들은 전혀 다른 것을 배웁니다.
힘들 때는 이렇게 말해야 하는구나.
힘들 때는 이렇게 버텨야 하는구나.
내가 멈추면 뒷사람이 힘들구나.
내가 파이팅을 외치지 않으면 아무도 외치지 않는구나.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구나.
결국 배움은 태도입니다. 어떤 상황에 놓였을 때 나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물론 모두가 잘 배운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말해도 대열을 지키지 않고, 함께 외쳐야 할 파이팅도 외치지 않고, 공동생활의 규칙을 지키지 않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산이 힘들어서였을까요? 그렇지 않았습니다. 숙소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같은 길을 걷고 모두가 똑같이 힘들었지만, 모두가 중요한 삶의 태도를 배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참 서글픈 일입니다. 같이 걷고, 같이 먹고, 같이 자고, 같이 예배해도 누구는 배우고, 누구는 그 배움을 방해하고, 누구는 배움의 기회를 잃어버립니다. 그러면 포기해야 할까요? 그럴 수는 없습니다.
도보여행에서 배운 답은 이것입니다. 한 명이 대열에서 이탈하면 그 뒤가 모두 흔들립니다. 그래서 한 명도 놓을 수 없습니다. 그것이 공동체이고, 그것이 등대교육공동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가르치고 끝까지 완주하게 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모인 목적입니다. 하나님께서 오늘도 우리에게 그렇게 하시듯 말입니다.
이제 다시 학기가 이어집니다. 복도와 교실은 또 하나의 산길입니다. 그곳에도 아직 학칙을 지키는 아이가 있고, 지키지 못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교사의 힘으로, 학교의 힘으로 어떻게 한 영혼이 바뀌겠습니까? 그렇기에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며 가정에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기독교 학교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다른 친구들 때문에 내 자녀가 지키지 못했다고 말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다른 친구가 지키지 못해도 내 자녀는 지키는 삶을 살아가도록,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곳에 모이게 하셨다고 믿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이 산 정상에 오르며 대열을 무너뜨리는 사람이 아니라 대열을 정상까지 이끄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지쳐 낙오한 친구의 손을 끝까지 잡고 오른 아이들처럼, 나만 오르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오르게 하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삶을 배우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아멘.
수련회와 도보여행을 위해 수고하신 모든 선생님들을 사랑하고 축복하며 기도합니다.
등대교육공동체 교목실
